“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 이 문장은 현대인의 신앙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경제적 현실은 이 명제를 꾸준히 부정한다.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이전에, ‘견디는 일’을 통해 시간을 통제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반복과 지루함 속에서도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좋아하는 일은 감정을 자극하지만, 견디는 일은 구조를 만든다. 부는 감정의 진폭이 아니라 시간의 누적에서 온다. 우리는 종종 “내가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를 묻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나는 싫은 일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다. 돈은 언제나 ‘견디는 사람’의 편에 서며, 견디는 사람만이 시간의 복리를 누린다. 이 글은 왜 견디는 일이 부의 출발점이 되는지, 심리·행동경제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감정이 수익을 결정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은 삶의 만족을 높이지만, 경제적 보상을 보장하지 않는다. 인간의 감정은 즉각적이고, 시장의 보상은 지연된다. 문제는 이 시간차다. 사람들은 열정이 오래갈 것이라 믿지만, 감정의 지속력은 대부분 몇 주를 넘기지 못한다. 반면 시장은 몇 년, 혹은 몇 십 년의 일관성을 요구한다. 감정으로 시작한 일은 감정이 식는 순간 불안과 피로를 남긴다. 좋아하는 일은 몰입을 주지만, 몰입이 수익으로 전환되려면 구조적 지속이 필요하다. 감정은 불규칙하지만, 시스템은 반복을 통해 안정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감정의 할인율(Emotional Discount Rate)’이라 부른다. 인간은 미래보다 현재의 즐거움을 과대평가한다. 좋아하는 일에 올인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즐거움’을 선택하면서 ‘미래의 안정’을 포기한다. 반면 견디는 사람들은 ‘현재의 지루함’을 받아들이고 ‘미래의 자유’를 얻는다. 이 둘의 차이는 단기 쾌락과 장기 보상의 대립이다. 부자들은 미래 보상의 가치를 인지적으로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면 돈을 제어할 수 없다. 시장은 감정을 보상하지 않는다. 시장은 시간을 보상한다.
지루함을 견디는 사람이 돈을 모은다
부자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고, 가난한 사람은 ‘감정을 먼저 소비하는 사람’이다. 자산의 증가는 대부분 느리게 진행된다. 복리의 속도는 인간의 감정보다 훨씬 느리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느림을 견디지 못해 중간에 포기한다. 주식, 부동산, 사업, 직장생활 — 모두 마찬가지다.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구간에서 멈춘다. 반면 꾸준히 반복하는 사람은 결국 복리의 문턱을 넘는다.
하버드대 경제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장기 목표를 3년 이상 유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순자산이 2.7배 높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시간의 누적을 견디는 능력’의 차이다. 견딘다는 것은 기다림 속에서도 루틴을 지키는 것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기록하고, 투자 원칙을 어기지 않고, 감정적 소비를 통제하는 일. 이 지루한 행동의 반복이 자산의 구조를 만든다. 반대로 즉흥적인 결정, 단기적 보상에 대한 집착은 돈을 분산시키고 불안을 키운다.
결국,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가가 부의 핵심 변수다. 부자가 되는 길은 흥미의 연속이 아니라, 반복의 누적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지만, 진짜 부는 ‘똑같은 일을 싫증 내지 않고 지속한 결과’로 쌓인다. 시장은 인내심의 이자를 지급한다. 지루함은 부자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얻는다
진정한 자유는 돈이 많을 때가 아니라, 불편함을 견디는 능력을 가질 때 시작된다. 견디는 힘은 단순한 인내심이 아니다. 그것은 ‘목적 있는 버팀’이다. 인간은 고통을 싫어하지만, 의미 있는 고통은 오히려 삶을 지탱한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의미를 찾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견딤도 같다. 단순히 참고 있는 사람은 지치지만, ‘왜 견디는가’를 아는 사람은 성장한다.
부자들은 견딜 이유를 알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자유를 위한 과정이다. 소비의 유혹, 타인의 시선, 조급함, 지루함—all of these—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산이 쌓인다. 견디는 사람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돈은 감정의 거울이다. 불안할수록 충동적으로 움직이고, 평온할수록 복리가 작동한다. 견디는 법을 배운 사람만이 감정의 파도에서 벗어나 자본의 물결을 탈 수 있다. 자유는 감정의 해방이 아니라 감정의 통제에서 온다.
결국, 견디는 능력은 ‘정신적 자본(Mental Capital)’이다. 자본은 통장에 쌓이기 전에 마음의 안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외부의 불안보다 내부의 질서를 우선시한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견디는 사람이 강하다. 자유는 단순히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상태다.
좋아하는 일을 견디는 일로 바꾸는 기술
좋아하는 일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 다만 순서를 바꿔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바로 돈으로 만들려 하면 감정이 수익을 잡아먹는다. 먼저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위에 좋아하는 일을 얹는 것이 현명하다. 경제적 기반이 없는 열정은 불안정하고, 불안은 창의성을 마비시킨다. 반면 견디는 시스템 위의 열정은 자유롭다.
좋아하는 일을 견디는 일로 바꾸는 핵심은 시간 단위 사고(Time-Based Thinking)다. “이 일이 즐겁냐?”가 아니라 “이 일이 내 시간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묻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루 1시간씩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루틴이 감정을 이기면, 일은 시스템이 된다. 시스템이 된 일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글을 쓸 때의 열정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앉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주식 투자자라면 단기 이익보다 ‘손실에도 원칙을 지키는 반복’을 견뎌야 한다. 유튜버나 자영업자라면 조회수나 매출보다 ‘매일의 편집 루틴’과 ‘지출 구조 관리’를 견뎌야 한다. 성공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지루함의 축적이다. 좋아하는 일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순간, 그것은 자산으로 변한다.
견디는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복리의 구조
경제학의 핵심은 ‘복리’다. 복리는 단기적 행운보다 장기적 반복의 결과다. 그러나 복리는 단조로움을 싫어하는 인간 심리와 충돌한다. 대부분은 복리가 작동하기 전에 포기한다. 1년, 2년은 변화를 느끼기 어렵지만, 10년이 지나면 견딘 사람과 포기한 사람의 자산 곡선은 완전히 갈라진다.
부자는 복리를 견디는 사람이다. 투자를 하든, 저축을 하든, 일터에서든 마찬가지다. 꾸준히 기록하고, 계획을 수정하고,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습관이 복리를 만든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자동화된 절제(Automated Discipline)’라고 부른다. 습관이 감정을 대신 통제할 때, 복리는 비로소 살아난다.
이것이 견디는 시스템의 본질이다.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움직이고, 의지가 아니라 반복으로 유지된다. 감정은 언제나 변하지만, 시스템은 감정을 무력화시킨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감정을 관리하는 대신, 구조를 설계한다. 구조가 감정을 대신할 때 부는 자동으로 쌓인다. 견딤은 곧 시스템이고, 시스템은 복리다.
결론
부자가 되는 길은 열정의 길이 아니라 견딤의 길이다. 좋아하는 일은 삶의 만족을 주지만, 견디는 일은 삶의 자유를 준다. 감정은 불안정하지만, 시스템은 지속적이다. 결국 부는 ‘견디는 루틴’을 가진 사람에게 쌓인다. 하루의 반복을 무시하지 말라. 매일의 일상이 바로 복리의 씨앗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전에 견딜 수 있는 일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 견딤의 시간을 견고하게 쌓아라.
돈은 즐거움의 부산물이 아니라, 인내의 보상이다. 감정은 하루를 바꾸지만, 견딤은 세월을 바꾼다.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보다, 견디는 일을 존중하는 사람이 결국 시간을 이긴다. 시간이 이긴 사람만이 부를 얻는다. 부는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시간의 결과다. 견디는 사람이 결국, 부의 마지막 문을 연다. 그것이 “부로 향하는 지름길”이 전하는 한 문장의 진실이다.